2022년 10월 27일 목요일

채근담 - 깨달음에 대하여

전집 1

棲守道德者,寂寞一時.依阿權勢者,凄凉萬古.

서수도덕자,적막일시.의아권세자,처량만고.

達人觀物外之物 思身後之身,

달인관물외지물 사신후지신,

寧受一時之寂寞,毋取萬古之凄凉.

영수일시지적막,무취만고지처량.


도리를 지키면서 사는 사람은 한 때 적막하지만 권세에 의지하여 아첨하는 이는 영원토록 처량하다

깨달은 사람은 사물의 밖에 있는 사물을 보며 자신의 뒤에 있는 자기를 생각한다

차라리 한 때의 적막함을 겪을지라도 영원히 처량함을 당하지 말라.


후집 7

鳥語蟲聲,總是全心之訣.花英草色,無非見道之文.

조어충성,총시전심지결.화영초색,무비견도지문.

學者要天機淸澈 胸次玲瓏,觸物皆有會心處.

학자요천기청철 흉차영롱,촉물개유회심처.


우짖는 새소리나 벌레소리는 모두 다 이심전심의 비결이고 아름다운 꽃잎도 풀빛도 모두 도의 문장이다.

배우는 이는 마음을 밝게 하고 가슴속을 영롱하게 하면 듣고 보는 것마다 깨달음이 있다.


후집 11

會得個中趣,五湖之烟月,盡入寸裡.

회득개중취,오호지연월,진입촌리.

破得眼前機,千古之英雄,盡歸掌握.

파득안전기,천고지영웅,진귀장악.


사물 속에 깃든 참된 맛을 깨달으면 오호의 풍경도 마음 속에 들어오고,

눈앞에 있는 자연의 기틀을 깨달으면 천고의 영웅들도 손아귀에 들어온다.


후집 32

嗜寂者,觀白雲幽石而通玄.趨榮者,見淸歌妙舞而忘倦.

기적자,관백운유석이통현.추영자,견청가묘무이망권.

唯自得之士,無喧寂,無榮枯,無往非自適之天.

유자득지사,무훤적,무영고,무왕비자적지천.


고요함을 즐기는 사람은 흰 구름과 그윽한 바위에서 도를 깨닫고 영화로움과 이욕을 쫓는 사람은 아름다운 노래와 기묘한 춤에서 피곤을 풀지만

깨달은 선비는 시끄러움과 고요함을 가리지 않으며 또 영화로움과 쇠퇴함이 없어 가는 곳마다 유유자적한다.


후집 71

就筏,便思舍筏,方是無事道人.

재취벌,변사사벌,방시무사도인.

若騎驢,又復覓驢,終爲不了禪師.

약기려,우부멱려,종위불료선사.


뗏목에 올라 곧 뗏목 버릴 생각을 한다면 이는 제대로 깨달은 도인이다.

만약 나귀를 타고 다시 또 나귀를 찾는다면 마침내 깨닫지 못하는 선사가 될 것이다.


후집 86

天地中萬物,人倫中萬情,世界中萬事,

천지중만물,인륜중만정,세계중만사,

以俗眼觀,紛紛各異.以道眼觀,種種是常.

이속안관,분분각이.이도안관,종종시상.

何煩分別? 何用取捨?

하번분별? 하용취사?


천지의 만물과 인륜의 온갖 정과 세계의 만사를 속인의 눈으로 보면 그 각각 다르지만

도를 깨달은 사람의 눈으로 보면 모두가 한결 같으니 번거롭게 무엇을 취하고 버릴 것인가.


후집 88

纏脫只在自心.心了則屠肆糟店,居然淨士.

전탈지재자심.심료즉도사조점,거연정사.

不然,縱一琴一鶴 一花一卉,嗜好雖淸,魔障終在.

불연,종일금일학 일화일훼,기호수청,마장종재.

語云,"能休,塵境爲眞境.未了,僧家是俗家".信夫!

어운,"능휴,진경위진경.미료,승가시속가".신부!


세상일에 얽매이고 벗어남이 오직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으니 깨달은 마음이면 푸줏간도 술집도 정토가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거문고와 학을 벗으로 하고 화초를 길러 그 즐김이 참으로 맑다 하여도 마귀의 방해에서 끝내 벗어날 수가 없다.

옛사람이 말했다.

"쉴 줄을 알면 속세도 진경이 되고 깨닫지 못하면 절간도 속세가 된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후집 116

就一身了一身者,方能以萬物付萬物.

취일신료일신자,방능이만물부만물.

還天下於天下者,方能出世間於世間.

환천하어천하자,방능출세간어세간.


자신의 몸에 대하여 다 깨달은 사람은 만물을 만물에 맡길 수 있다.

천하를 천하에 돌려주는 사람은 세상에서 세상을 벗어날 수 있다.


후집 124

栽花種竹 玩鶴觀魚,又要有段自得處.

재화종죽 완학관어,우요유단자득처.

若徒留連光景 玩弄物華,

약도류연광경 완농물화,

亦吾儒之口耳 釋氏之頑空而已,何有佳趣?

역오유지구이 석씨지완공이이,하유가취?


꽃을 가꾸며 대나무를 심고 학과 놀고 물고기를 보는 것에도 한갓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만일 헛되이 눈앞의 광경에만 빠져 아름다움만을 즐긴다면 그것은 유학에서 말하는 구이지학이며 불교에서 말하는 완공일 뿐이다.

무슨 아름다운 풍취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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